개선을 위한 제안 요청

지난 몇 년 사이 미술계 안에서 몇 가지 일을 거치면서, 오해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혹은 자기합리화를 통해 지워버린) 오점들을 알게 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앞장서서 불편한 이야기를 남길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근 10여년 간 미술 일을 하면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언젠가 참조할 만한 ‘사례’를 남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왔고,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것,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일관되게 해왔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믿음이거나 망상일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내 의사와 관계없이 존재하는 위계 안에서 내 나름 선의라고 생각한 게 타인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고, 내 입장에서는 지지와 지원이 될 거라 생각한 일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권력의 표시에 불과할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일을 해내면서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을 했지만, 나 자신의 일 역시 ‘그렇게는 하지 않겠다’의 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데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오해에 대한 적극적 해명은 의미가 없으며, 사실 관계에 대한 이해가 틀리다면 언젠가 바로잡힐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나 자신이 그만큼 신뢰를 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신뢰가 없다면, 오해는 더 커지기만 할 것이고, 틀린 사실 관계가 있다면 좋지 않은 방향의 해석에 더 힘이 실릴 겁니다.

이 포스팅은 제가 진행했던 옛 프로젝트의 업무에서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 오점과 그로 인한 피해를 알려준 몇 명의 감사한 동료들의 고언을 출발점 삼아 작성했습니다.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시간을 내어 이야기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본 포스팅을 통해 남겨두고자 합니다.

길게 보았을 땐, 결국 삶으로 증명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공적, 사적 활동과 발언, 일의 진행 등에 있어 부당, 불편한 부분, 해명이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감사하게도 잠시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다면) 제게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원하실 경우, 다음 링크의 구글양식을 통해 익명으로 알려주실 수 있습니다.

👉🏻 “개선을 위한 의견을 구합니다.”


이 포스팅은 2020년 7월 10일 오후 4시 43분에 처음으로 작성되었고, 오후 4시 54분에 첫 번째 수정이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