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아냥] 아트인컬처, 퍼블릭아트 2023년 7월호

잡지(雜誌) 또는 매거진(magazine)은 여러 가지 내용의 글을 모아서 펴내는 정기 간행물이다. 책처럼 매었으며 발행 간격에 따라 주간·월간·계간의 구별이 있다. 신문과 책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

잡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월간 낚시> 2023년 8월호 표지

<월간 미술>이나 <아트인컬처>, <퍼블릭 아트> 같은 미술 잡지가 누군가에겐 <월간 산>이나 <월간 바둑>, <월간 낚시>처럼 보이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미술 잡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고, 잡지의 독자는 누구일까요? 이 잡지를 만드는 분들을 종종 만날 기회가 있으니 조만간 한 번 물어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들은 분명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외려 이러한 타겟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로 웹사이트나 뉴스레터, SNS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이 최근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 같고요.

미술(예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미술 잡지들의 입지는 곤란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냥 툭, 집어서 보기엔 너무 어렵고, ‘잡지’라는 출판의 장르 역시 험난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떤 면에선 미술 잡지야 말로 가장 손쉬운 현대 미술의 교과서(?) 혹은 참고 자료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말해 봅니다. 잡지의 내용은 ‘만들어지고 있는 역사’에 관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몇 년 째 생각만 하고, 함께 할 사람이 없는지 물어만 보고 있는 걸 올해가 지나기 전에 시작해볼까 합니다. 무엇인지는, 모임에서 공개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재용의 노트. 아래는 고은의 노트.)

누가 요즘 잡지를 보나? 라는 말을 쉽게 뱉곤 한다. 그럼에도 잡지의 시의적절한 에디토리얼과 아카이브로서의 작동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미술잡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일하는 곳에서 광고를 싣기 시작하면서는 에디토리얼 페이지 앞에 차지한 광고에 서열이 있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미술계 안에 많은 정치와 잡지사와의 관계등등을 축약한 지도인 것이다. 

내용적으로는 아트인컬처에 도나후앙카 기사가 눈에 띄었다. 스페이스 K는 코오롱그룹이 운영하는 비영리공간인데, 최근 주목할만한 신진작가나, 한국에는 잘 소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큰 주목을 얻고 있는 회화, 조각 작가들의 대규모 설치 전시들을 개최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도나 후앙카의 전시를 놓친 나에게 기사는 그나마 작가의 한국개인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사실 전시 전경이나 개인적인 감상 1-2줄은 이제 SNS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작가와 깊은 대담, 그리고 필자의 견해를 읽을 수는 없다. 도나 후앙카의 작업을 보면서 실제 한국의 새로운 세대 페인터들이 많은 영감을 얻는다는 것을 감각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바로? 한국에 개인전을 치르다니 어떤 한편으로 안도감과 또 정말 서울이 미술계에서 더 큰 입지를 가지게 된 시기임을 실감하게 된다. (이번 전시가 성사된데에는 그녀의 갤러리 페레스 프로젝트가 서울에 지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것이다.)

잡지는 이렇게 가장 빠르진 않더라도 좀 더 깊이있는 시선으로 작가와 전시를 바라보려고 한다. 최소한 그런 노력을 기울인다. 무엇이 좋고, 나쁘고, 쿨하고, 그렇지 못하다는 짧은 감상만이 난무하는 시대에 비록 오역이 있을지라도 원고지 1400자를 채울 만큼의 생각은 들여다 볼 수 있다. 

오늘 함께 생각해 볼 것들
  • 이번 달 읽은 미술잡지 외에, 최근 어떤 잡지를 읽었나요? 평소 보는 잡지가 있어요? 
  • 두 미술 잡지를 통해 새롭게 알게된 작가/작품이 있나요? 혹은, 몰랐던 것을 깨달은 바가 있나요?
  • 평소 미술을 접하는 ‘채널’은 무엇인가요? 그런 채널과 이번 달 읽은 두 잡지는 어떻게 다른 것 같아요?

참, 어느 등산 애호가 분이 1990년대와 2010년대의 잡지 <사람과 산>을 비교해둔 포스팅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미술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잡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지점이 있어 링크를 공유합니다.


여러분의 독서노트

둘 다 미술관과 전시, 작품소개라는 골격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독자에 게 표현하는 방식에서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퍼블릭아트는 미술관 전체 의 공간중심 이미지가 많았습니다. 미술작품 하나를 클로즈업해서 파악 하는 느낌이 아닌 미술작품이 전시된 전체 전경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표 현된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작품부분에도 조형예술작품이 많이 보였습 니다. 이와는 다르게 아트인컬쳐는 미술작품이 전시된 공간을 보는 관점 보다는 작품 하나하나를 면밀히 보는 이미지컷이 많았습니다. 또한 작품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설명하거나 작품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화가, 작가의 의도나 생각은 어떤지를 중점적으로 본 것 같습니다.

– ㅂOO

(아트인컬처 2023년 7월호) THEME SPECIAL에서 다룬 실험미술은 소재도 어려운 데다가 글의 내용도 좀 지루했고 그래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기획의도 역시 재미를 유발하기보다는 자료로서의 가치를 위한 것 아니었을까?

– ㅂOO

평소 잡지를 사서 읽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술잡지라는 것은 더 낯 설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트페어 또는 전시회에 가면 구입할 수 있고 그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록과 같은 형식으로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 했던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구성적인 측면에서 그림이 모든 페이지에 있지만, 글이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개별 작품보다는 전체적인 설명에 집중하는 느낌이었다.

… 특히, 잡지를 통해 전시와 그림을 보는 것은 사진뿐 아니라 이해와 감상을 위해 글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야 했기에 그림 감상보다는 독서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 ㅇOO

(퍼블릭아트 2023년 7월호) 퍼블릭아트에서 재미나게 보았던 부분은 스페셜 피쳐로 나온 “미술관 보물찾기”였다. 역시 타이틀이 잡지 표지에 강조되어 있었다. 한국에도 미술관이 참 많이 있는데 글을 읽고 나서 아직도 못 가본 미술관이 많구 나 생각했다.

…제목이 “승진, 축하해 주세요!” 라니. 잡지사의 조직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편집장의 ‘순혈주의’ 고집으로 본사 기자도 경력자를 뽑지 않는다는 인사 환경을 자랑스럽게 적어 놓은 것이 신기하였다. 

…퍼블릭아트는 말 그대로 퍼블릭을 타깃으로 현재 미술계의 현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 같고, 아트인컬쳐는 본인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뚝심 있는 미술잡지의 역할을 하겠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 ㅇOO

책에서 읽는 미술은 지금당장 매일매일 접하게 되는 작가들을 전문적으로 다루진 않는다. 개론수준으로 유명한 작가나 작풍에 대해 열심히 읽다가 막상 현실상의 미술전시를 보면 감상할 때 둥뜬 기분이 들곤했다. 아니면 리플렛이나 넷상에서 접하는 정보는 너무 홈페이지 조직도 소개 같거나 대동소이하게 단편적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분량의 정보와 적당한 무게의 해설이 잡지안에는 담겨 있었다. 역시 트렌디한 정보를 제대로 접하기엔 잡지가 최고다.

(재용: 아트인컬처 & 퍼블릭아트의 차이에 관해서도 공유 부탁드려요!)

– ㅂOO

아트인컬처는 읽을수록 이걸 정말 이해를 잘 한다면 요즘 전시하고 있는 웬만한 작품들은 다 본 것과 마찬가지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 ㅁOO

“사람은 몸이 하나라서 미술 잡지가 생겨났군요”

잡지를 읽으며 ‘팔리는’ 미술과 ‘감상하는’에 미술의 차이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퍼블릭 아트>의 기사 중 ‘아트 바젤 인 바젤 2023, 미술의 수직과 수평’에서 “말끔하고 세련된 행사로 엄청난 판매액은 물론 가공할만한 관람객 수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트 바젤’ 2023 에디션이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기보다 안전에 기댄 것을 지적”했다는 것처럼 안타깝게도 ‘돈 되는’ 미술 업계는 세계 최고의 아트 페어든 서울의 어느 갤러리든 비슷한 양상인가 보다. 

잡지를 읽으면서 잘 팔리는 예술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돈 안되는 예술을 장려하는 정책기구가 있고 국립미술관에서는 그런 작품을 모아 전시를 만든다. 

– Oㅁ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