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아냥, [내 곁에 미술]

orange powerboat between medium rise buildings
  • 저자: 안동선
  • 출판사: 모요사
  • 출간일: 2023년 8월 25일
  • 336쪽, 118*188mm, 336g

책의 저자를 직접 모시고 진행해보는 모임. 저자 분에게 각자의 목소리로 감상을 공유하면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그 전에, 송고은 & 박재용의 짧은 노트부터:

(고은)

지난 시간 “예술의 발명”을 통해 삶과 구별된 예술, 현대미술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오늘은 좀 더 다른 시각에 대해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곁에 미술’을 가장 충족하게 즐기고 있는 안동선 저자와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예술과 그 주변의 인물들에 대해 글을 쓰고, 또 문화와 관련한 많은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해오고 있는, 그 와중에 또 열심히 먹고, 마시며, 이런 책까지 출간한 그녀의 잔잔하게 취해있는 삶을 옆에서 지켜보는 일은 꽤 흥미롭습니다.

그의 인스타에서, 지면에서 다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이 책으로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독후감과 저자와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이어가며 미술에 대해서 그리고 감상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재용)

자기 반성 혹은 반추의 시간. 글을 쓰고, 의견을 내고, (이제는 점점 더 ‘가끔’이 되어가는) 이른바 비평적인 전시를 만드는 일은 폭을 넓히기보다 날을 세우고 폭을 좁히는 방향을 지향하게 합니다. 좋게 말하면 더 명확한 관점을 갖게 되고, 나쁘게 말하면 점점 더 편협한 시각을 갖게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보다 넓고 열린 관점으로 모든 걸 대하게 되는 입장이라는 것 역시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오늘의 책을 쓴 저자 안동선 님이 임했던 ‘피처 에디터’로서의 입장이 그러합니다. 저는 그 일이야 말로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노선을 정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건 어쩌면 무척 손쉬운 일인 반면, 폭 넓게 많은 것을 접하면서 그 안에서 자신만의 균형을 잡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일테니까요.

(생각/질문 거리는 독서노트 발췌 이후에 배치해두었습니다.)

미술 작품을 볼 때마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 의문을 띄우곤 한다. 하지만 의문은 잠시 머릿속에 머물렀다가 사라지기 일쑤다. 대강의 논리를 짐작했거나 감성으로 인상만 잡고 말거나. 돌이켜 보면 그 답이 언제나 필요하지는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다 동의해야 하는 건 아니고,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내게 반향을 일으키는 만큼 느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족하다.

– 김OO (놀러가기)

그림을 완성하는 건 작가인 줄 알았는데요. 바라보는 이와 떠올리는 이가 계속해서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게 아닐까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요. 그림을 본다는 건, 내 마음에 와 닿는 그림을 본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구나, 다시 한 번 느낍니다. 

– 김OO

본문 중에서 인상 깊었던 히토 슈타이얼의 이야기 중에 “시각 예술의 힘은 그 누구도 어떤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한다고 주장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나옵니다.”
이 글귀를 보고 내가 속해 있는 인간관계로 마찬가지지 않나. 어떠한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순 없다. 하지만 나만의 관점으로 이해하려 한다. 그사람에게 다가가려한다.
일도 마찬가지, 내가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타인에게 이해나 인정을 받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만의 리듬으로 방향을 찾아가고자 한다.
그렇게 이번에 읽은 내 곁에 미술은 2023년을 마무리하기 두달 전인 나를 다시 한번 더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다.

– OㅂO

책이 닉값을 제대로 한 것 같았다. <내 곁에 미술>이었는데 책 제목대로 내 곁에 미술을 둔 덕분에 깨지기 힘들것 같은 포비아의 결계를 깨고 맘껏 자유롭게 유영하듯 작품을 즐겼다. 역시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것은 온갖 두려움을 넘기게 하나보다. 저자에게도 미술은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시시콜콜하게 크고 작은 파도 같은 생의 불안을 넘기게 해주는 것. 미술에 대한 사랑은 이처럼 여러 사람을 구원케 하는 것 같다. 언젠가 뉴욕과 베니스와 카셀을 가보길 오늘도 꿈꿔본다.

– ㅂOO

책을 읽으면서 미술작품과 그에 관한 이야기들, 비하인드를 알게 되어 재미있었다. 특히나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이 나오면 더 재미나게 읽어나갔다. 

그런데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잔상이 남는 생각은 왜인지 작가님의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다. 

그중에 인상 깊었던 두 문장이 있는데

직업이라는 건 매 순간 재능 없음을 뼈저리게 절감하면서도 계속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다 (p. 127) 와

(작가님이 단 하나의 인생 모토라고 하신)

나만의 리듬으로 움직일 것, 부단히 고요함을 찾아나갈 것 (p.74) 이다.

– 김OO

(재용 코멘트) 컬렉션의 동력을 소개해주세요!

– ㅈOO

작가의 예술을 향한 구애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당차서 그 앞의 조그만 저의 마음은 초라해 보이지만 동시에 열심히 쫓아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엉뚱한 시각과 접근으로 명랑하게 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글을 읽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곁에 가만히 두고 싶은 마음 가득합니다.

– ㅇOO

“미술여행이란 위시리스트에 강한 동기부여를 주는”

2번째 이야기까지 주욱 읽다가, 다시 프롤로그로 백스탭 햇는데, ‘당신도 미술을 통해 위로받고 연결되고 확장되면 좋겠다’라는 저자의 문구에 머리 속의 전구가 반짝!하고 켜진 느낌이다. 이 책을 쓰신 이유와 경위가 가장 잘 드러난 문장 같다. (중략)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자신의 예술과 밀접한 삶의 양식에 대해 회고하고 싶고 스스로 영혼을 아트러버들과 교화하고 싶어서, 일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책의 중간에 들어서자 ‘다음번에는 이곳으로 가서 이 작품을 꼭 봐야지’라는 희망찬 미래계획들이 내 마음 속에 우르르 생겼으니, 저자의 의지(?)가 나에게 통한 셈이다.
세상에는 참 볼 것이 많구나, 란 생각도 들고.

– ㄴOO

‘참된 예술은 삶을 구원한다’ 따위의 거창한 컨셉 아니어도, 예술은 삶의 재미가 된다_ 내 곁에 미술을 읽고

상관 겨울생으로 내 삶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생각해오며 살아왔다. 나 이가 들고 철도 사알짝 들면서 철학에 관심을 가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내 삶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뭔가 허무감이 몰려왔다. 내 삶의 재미는 뭐 지? 지금까지 난 뭐 하고 살았지? 요즘 나는 미술관 다니는 재미로 산다. 지난 독후감에도 썼지만 전엔 그 냥 ‘미술관 좀 다니는 멋진 나’가 되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술아냥]을 하면서 공부도 시작했더니 너무나 재미있다. 니체 나 쇼펜하우어가 말한 것처럼 거창하게 ‘예술이 내 삶을 구원한다!’가 아 니더라도 그냥 작품을 보러 다니면서 근처 맛집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계절도 느끼고 하면서 그렇게 재미를 느낀다.
(…)
현대미술을 계속 접하다보니 이젠 어떤 패턴 속에 균형있게 나열된 무언 가가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한다. 무엇이 어떤 것을 상징하는지, 내가 느 낀 바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보고 또 보다보면 미술과 친해지면 서 나도 작가님처럼 멋진 표현으로 감상을 써내고, 컬렉팅까지 할 수 있 지 않을까.

“인생을 가볍게 여겨라. 가벼움이란 피상성이 아니라 사물 위로 미끄러 지는 것이며 마음의 무게를 더하지 않는 것이다.” p.77

앞으로도 나는 가볍게, 명랑한 마음으로 미술관을 다니며 마음의 무게를 덜고 삶의 재미를 찾아보려 한다. 작가님이 직접 함께하는 토론이 기대 된다.

– ㅊOO

작품을 이해하는데 정답이 있는가?
책 제목은 대중적으로 친한 듯한 ‘내 곁에 미술’이지만 그 안의 내용은 미술의 현실을 알려주는 내용이 들어 있어, 조금은 현실적인 느낌이 들 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미술을 전공한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일 까를 생각해봤다. 나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나만의 작품 세계관을 대 중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또는 누군가는 디자자인에 관련된 일을 하 기 위해 등등 수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
어느 페이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술을 향유한다 한들 작품을 만들 순간 의 희열을 넘을 만한 것이 있을까라는 문장이 왠지 모르게 잔혹동화처럼 들리기도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대중과의 소통 을 꾀해야 할텐데, 누구 한 명 설득하기도 힘든 세상에 대중들에게 나의 작품, 나의 세계관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어야한다고 생각하면 그 스트 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특히 이 책에 나오는 수 많은 작가의 작 품 삽화들을 보면 어느 하나 비슷한 것이 없다. 그 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데 그 다양성에 놀라고 만다.

– ㅂOO

친절한 미술여행가이드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님의 손을 잡고 여러 미술관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들은 느낌이다.
첫 모임을 마치고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에게 물어 봤었다. “도대체 현대미술은 작품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거야? 위아래 뒤집힌 변기가 왜 예술이지? 그걸 보고 뭘 느끼고 어떻게 해석하라는거야?”

그 친구는 이런 초짜같은 질문을 듣더니 웃으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답을 주었는데, (맞는지는 저는 모릅니다 그 친구의 의견일뿐) 현대미술은 결국 작품을 보는 사람의 주관적인 느낌과 해석이 작품을 완성시킨다고 했다. (…)

– ㅂOO

현대 미술 표현사전

현대 미술 표현 사전이라고 제목을 적은 이유가어렵고, 거창한 단어가 아니라 저자가 생각하는 표현이 일상에서 내가 겪었던 한 번쯤 사람들과 이야기 나눴던 그런 이야기들인데 이런 표현도 미술 작품에서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현대미술이 난해 하긴 하지만 거창한 게 아닌 충분히 일상의 언 어로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데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았나? 현대 미 술에 대한 내 표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P222) 표현이 너무 좋았다.
갤러리나 미술관을 갔을 때 예상치 못하게 내가 좋아 하는 작가 또는 작 품을 발견 했을 때 오랫만에 친구를 본 것 같은 반가운 느낌이 드는데 이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P222. ‘장거리 연애’를 하는 애인을 만나러가는 것처럼 오로지 그 작품 을 생각하며 떠나고 여운을 곱씹으며 돌아오는 미술 여행에는 집중된 기쁨이 있었다.

– ㅈOO

다채로운 미술일기

회복과 긍정 에너지를 담은 RED COLOR
표지를 넘기면 23년도 트렌드 칼라인 붉은색을 보면서 의도한 건지 는 모르겠지만 피처 에디터가 무슨 직업인지 잘 몰라도 작가님의 감각이 느껴진다. 코로나와 계속되는 전쟁으로 피곤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역동적 이고 용기를 주는 활기찬 칼라로 펼칠 때마다 독서의 시작이 기분 좋았고 작지만 큰 책이었다.
내 곁에 미술이 가득하진 않더라도 관심이 더 커지길 바라며 배우는 마 음으로 읽었고 작품에 대한 스토리와 작가님 경험을 바탕으로 알기 쉽 게 풀어내어 작품에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고 거기에 삶의 태도가 반영 되는 게 흥미로웠다.

– OOㅇ

내 곁에도 미술이
글을 쓰는 직업이었습니다. 취재는 즐거우나 쓰는 건 괴로웠습니다. 암요, 일이니까요,
누군가 내가 쓴 상품(기사)을 읽고, 영향을 받아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면 꽤 무거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독자를 상상하여 글 쓰지만, 과 연 그에게 얼마나 잘 전달될까 고민이 많던 시절이었습니다. 안동선 작 가는 독자를 꽤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떠올릴 여건이라는 생각에 부럽기 도 했습니다.
그는 미술뿐만 아니라 패션에도 영향력이 뻗어져 있으니, 앞으로 더 다 이나믹한 일을 맞이하지 않을까요? 가장 오래 취재한 산업에 대한 관심 과 사랑이 결국, 해당 업계에서 계속 일 하는 열정을 쏟게 만들고, 전문성 을 시나브로 쌓게 했을 겁니다. 엄살이 심하신 것 같지만요.

– OOㅇ

따뜻한 입문서
너무나도 친절한 설명과 본인의 느꼈던 점까지 추가되어 미술의 문 밖에 있던 나조차도 기회가 되면 비엔날레라는 곳도 가보고 싶고, 과천 도 가봐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아주 적절한 입문서적이 되 었다. 여러가지 에피소드 중에 유달리 기억이 남는 부분은 작가가 카스 텔로 디 아마의 와이너리를 여러 미술작품을 관람하기 위하여 방문했다 는 부분이었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필히 방문해야 할 와이너리인 곳에서 주된 목적이 음주가 아니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작품 감상에 있어서 그 작품이 설치된 장소가 주는 영향력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 ㄱOO

질문 혹은 생각해볼 거리들.

  1. 곧 계획 중인 있는 미술 여행이 있나요? (특히 저자께 질문)
  2. ‘지금 한국 미술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위와 동일하게, 저자와 클럽장들에게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3. 저가가 오늘 모인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