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공부 현황 (2024년)

photo of a turtle swimming underwater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 본격화되던 2020년, 연초에 이런 계획을 세웠다.

올 한 해 동안 여러 언어 능력 검정 시험을 치러보자. 고급 단계가 아니라 초급 단계의 시험이더라도 내게 어떤 동기를 부여해 줄 것이다.

그렇게 몇 개의 언어 능력 검정 시험을 신청했고, 그 가운데 대부분이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말았다. 당초 ‘시험’을 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은 내가 띄엄띄엄, 더듬더듬 공부하고 있는 언어 대부분 구사 능력을 향상시켜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언어별로 그 이유를 살펴보면 이렇다. 순서는 하루에 한 번, 5분이라도 해보려 애쓰고 있는 언어 학습 어플리케이션 “듀오링고”에 설정해둔 대로다.

2024년 1월 현재 학습 중인 언어들

  1. 아랍어
    • 전시를 보러 몇 번 들렀던 두바이, 샤르자에 언젠가 다시 가게 된다면 표지판이라도 제대로 읽어보고픈 마음.
    • 아랍어 글자의 조형성에 대한 매혹.
  2. 라틴어
    • ‘어린 시절 배워두었다면 참 좋았을 걸’이라고 생각하며 뒤늦게 시작.
    • 이탈리아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관심이 늘었다.
  3. 러시아어
    • 2019년인가, ‘우랄 인더스트리얼 비엔날레’가 열리는 예카테린부르크를 방문하기에 앞서 황급히 키릴 문자 읽기를 배우며 겸사겸사 학습을 시작한 언어.
    • 언젠가 있을 다음 번 방문에서는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현지어로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 그리고… 각종 표지판과 자료를 적어도 소리내어 유창하게 읽기.
    • 마지막 방문에서는 “рамен”이 “라멘”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었다.
  4. 일본어
    • 대학교 들어가서 내 돈으로 처음 가 본 언어 학원이 일본어 학원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어 잡지는 ‘구글 렌즈’와 같은 앱으로 밖에 읽지 못한다. 가장 초급의 실력이라도 갖추었으면 한다.
  5. 이탈리아어
    • 2010년대 후반부에 연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 방문을 하면서부터 조금씩 익혀보기로 한 언어.
    • 어쩌다보니 2021년부터 매년 이탈리아에 들르게 되면서, 매번 ‘다음 번에 올 때는 조금 더 잘’을 다짐하게 되었다.
    • 2024년의 목표는 ‘식당과 카페에서 좀 더 상세하게 메뉴를 묻고 주문하기’와 ‘베니스 공항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페리 표를 끊을 때 영어가 아니라 이탈리아어로 먼저 말 꺼내고 주문 완료하기’가 되겠다.
  6. 독일어
    •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시작하게 된 언어.
    • 독일에 몇 번이나 다녀오면서도 막상 현지에 가면 편하게 쓸 수 있는 영어에만 기댔다.
    • 독일어로 초보적인 의사소통을 하고싶은 마음과 더불어, 독일어로 쓰인 텍스트를 언젠가는 자주적으로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7. 루마니아어
    • 루마니아 출장을 앞두고 급히 학습을 시작했고, 지금도 잊을만하면 한 번 씩 앱을 켜서 달팽이처럼 공부 중인 언어.
    • 루마니아인 친구의 말. “그거 알아? 루마니아어(Romanian)는 로마어(Roman) 대부분을 ‘보존’하고 있어. 그래서 루마니아어 어휘와 이탈리아어 어휘는 70% 가량 일치하지.”
    • 루마니아어는 고유의 표기법과 더불어, 동유럽 언어에 대한 환상(?)을 충족시킨다.
  8. 네덜란드어
    • 독일어와 영어의 중간 어디쯤 서 있는 언어. 두 언어 모두에 대한 적절한 리마인더가 된다.
    •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한동안 유럽에 들를 땐 꼭 암스테르담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애용했다. 물론, 암스테르담에서는 영어 사용이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 다음 번에 네덜란드에 들른다면 의사소통까지는 어려울지언정 슈퍼마켓에서 네덜란드어로 쓰인 상품 분류와 제품 설명을 보면서 장을 볼 수 있길 바란다.
young lady learning sign language during online lesson with female tu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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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진지한 학습을 위해: 동기가 될 사건을 만들기

그래서, 2024년에는 몇 가지 언어에 대해 다시 한 번 언어 능력 검정 시험에 도전하기로 했다.

  1. 3월 말: 독일어 시험
    • 독일문화원에서 주관하는 “GOETHE-ZERTIFIKAT” 가운데 ‘밑에서 두 번째’인 A2 레벨 시험에 도전하려 한다.
    • 이를 위해 두 가지 접근을 예상한다.
      • 언어 학습 앱(듀오링고, 멤라이즈) 사용시 언어 하나를 학습할 때마다 독일어를 매칭해서 학습하기. 예를 들어, 아랍어-라틴어-러시아어… 순서가 아니라 아랍어-독일어-라틴어-독일어-러시아어-독일어… 순으로.
      • 독일어 시험에 초점을 맞춘 교재를 구매해서 학습하기.
  2. 6월 초: 이탈리아어 시험
    • 1년에 두 차례 있는 CILS (Certificate of Italian as a Foreign Language) 시험 에서, 역시나 가장 초보적 단계인 A1 혹은 A2에 도전하려 한다.
    • 4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이탈리아에 다녀오면서 이탈리아어의 기운(?)을 받아서(?)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희망과 함께.
    • 역시나 독일어와 마찬가지로
      • 시험일까지 앱을 통한 학습에서 언어 학습 순서를 조정하고
      • 별도의 교재를 구매해 자율적으로 학습하고자 한다.
      • 5월 초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뒤에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언어 교습을 받아보면 어떨까? 싶지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태다.
  3. 10월 말: 러시아어 시험
    • 찾아보면 거의 매달 칠 수 있는 TORFL(Test of Russian as a Foreign Language (TORFL, Тест по русскому языку как иностранному) 시험에서도 가장 초보적 단계인 “Elementary Level (TEL / A1)”에 도전할 예정이다.
    • 시험 준비 방법은 독일어, 이탈리아어와 동일하지만
      • 이 시험은 한국어 구사자들이 한국에서 치른 시험들을 기준으로 할 때 급수에 관계 없이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 비교적으로 ‘대중적’인 타 언어에 비해 관련 교재나 학습 창구가 마땅치 않다.
  4. 12월 초: 일본어 시험
    • 1년에 두 번 응시 기회가 있는 JLPT(Japanese-Language Proficiency Test) 시험에 응할 예정.
    • 부담을 낮추기 위해 총 5개의 급수 가운데 가장 낮은 N5급이나 N4급에 응할 계획.
    • 연말을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는 가장 용이한 방법 아닐까.
kids doing homework exercise at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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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하고픈 언어(들)

언젠가 도전했고 원하는 만큼 습득하지 못했거나, 습득을 원할 만큼 동기가 부족했거나, 언젠가 익히고픈 언어(들).

  1. 웹디자인의 언어 (Hypertext Markup Language 5, Cascading Style Sheets)
    • HTML5의 기초를 배울 때 screen reader를 고려하는 semantic web의 개념을 알고서 감동했던 적이 있다.
      • 그러나 이 언어를 학습할 시간을 투여할 만큼 여유를 갖지 못하는 상황은 앞으로도 여전하지 않을까.
    • CSS는 필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어디선가 코드를 베껴와 쓰는데 급급하다.
      • HTML5와 CSS만 좀 더 잘 알더라도, 항상 원하기만 하고 실행에 실패하는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워드프레스 기반의 웹사이트 구성하기’를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2. 수어 (KSL? ASL?)
    • 코다 코리아(CODA Korea)의 동료들과 일하면서, 아주 초보적인 수어라도 구사하고픈 마음이 커졌다.
      • 언제, 어떻게 학습할 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도 못한 단계다.
gray and brown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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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공부의 현황

야심차게 2024년의 전망을 써보았으나, 2023년에는 하루에 30분 이상 학습하지도 못했다. 그나마 듀오링고나 멤라이즈같은 앱으로 어떻게든 명맥을 이었으나… 사실은 앱을 통해 여러 언어를 수박에 겉핥듯 훑어만 보는데도 최소한 30~40분이 필요하다.

  • 결국 이 시간이라도 내려면 ‘자투리 시간’에 오토파일럿 모드로 언어 학습 앱을 켜고, ‘각 잡고 학습하는 시간’ 또한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 이 글은 2024년 1월 11일 목요일 오후에 45분 동안 작성했다.
  • 글을 쓴 목적은 스스로에 대한 다짐, 그리고 1년 뒤 이를 복기하며 비슷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피기 위함이다.
  • 글의 게시 시점은 작성 시점과 시차를 둔 1월 13일 토요일로 미리 예약해두고자 한다.
    • 이는 ‘플랫폼 밖의 독립적 서버에 스스로의 생각에 대한 기록 남겨두기’라는 2024년의 목표 달성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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